한국이 봅슬레이에서 역사적인 금메달을 땄습니다!

정말 엄청난 우승이고 믿기지 않는 순간입니다!”

 

2016년 1월, 캐나다에서 전 세계 썰매계가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쟁쟁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봅슬레이 월드컵 대회에서 ‘봅슬레이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한민국이 당당히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한국인의 파워’를 보여줬던 주인공은 한국 봅슬레이 간판이자 파워에이드 광고모델인 원윤종ㆍ서영우 선수다.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었고, 제대로 된 연습장도 없는 상황에서 6년 만에 일궈낸 성과였기에 더욱 놀라웠다. 

봅슬레이는 자동차처럼 생긴 원통형 썰매를 운전해 누가 더 빨리 얼음 트랙을 내려오는지 겨루는 스포츠다. 0.01초로 승부가 판가름 나는만큼 두 사람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파일럿인 원윤종 선수는 썰매 운전을, 브레이크맨 서영우 선수는 썰매를 뒤에서 밀어 스타트 기록을 단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번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두 선수가 다시 한 번 짜릿한 금빛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관심을 모아, 휴일도 잊은 채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원윤종ㆍ서영우 선수를 만났다.

 

Q.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원)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여름은 특히나 더 뜨겁게 보냈던 것 같아요. 웨이트 트레이닝과 육상 훈련으로 체력을 단련했고,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슬라이딩 훈련을 하면서 실전 감각을 익혔어요.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월드컵 출전 때문에 해외에 머물 예정인데, 무엇보다 평창올림픽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차분히 준비해나갈 예정입니다.

 

Q. 지난 10월 황금연휴에도 집에 못 가고 썰매 연습만 했다고 들었어요. 

원) 즐길 거 다 즐기면서 금메달 딸 수 있나요. 이번 연휴에 쉬고 평생 후회하는 것보다, 한 번 참고 평생 즐거울 일 만드는 게 낫죠. (웃음)

 

Q. 예전보다 많이 알려졌지만, 여전히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봅슬레이를 잘 하려면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나요?

서) 봅슬레이는 스타트 기록에서 0.1초 차이가 나면 최종 기록이 0.3초 차이가 날 만큼 스타트가 중요해요. 그만큼 순발력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몸을 가볍게 만들 수도 없어요. 어느 정도 몸무게가 나가야 썰매를 미는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고, 썰매에도 가속도가 붙거든요. 최대한의 ‘스피드’와 ‘파워’를 동시에 낼 수 있는 지점을 찾아서 훈련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Q. 현재 최적의 지점은 찾으신 건가요?

원) 네, 현재 서영우 선수가 104kg, 제가 109kg인데 100m 육상 기록은 11초 초반대에요. 지금 상태를 유지하면서 근력을 좀 더 키우는 방향으로 훈련을 하고 있어요. 근력이 높을수록 썰매를 미는 힘도 더 좋아지니까요.

파워의 끝에서 파워가 시작된다! 평창올림픽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두 선수

 

Q. 올 초 무한도전 멤버들이 봅슬레이에 도전했었죠. 체감속도 200km에 달하는 엄청난 스피드와 압력을 이기지 못해 다들 소리를 지르던데, 그 사이에서 눈 하나 깜짝 않고 운전하는 원윤종 선수의 침착함이 인상 깊었어요.

원) 브레이크맨이 스타트에서 폭발적인 힘과 스피드를 이용해 기록을 단축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파일럿은 그것을 잘 받아서 끝까지 실수 없이 끌고 가야 해요. 굉장히 섬세한 운전 능력이 필요하고, 단 한 번의 실수가 속도를 감속시키기 때문에 1분 내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침착하게 경기에 임하는 것이 중요해요. 저도 같이 흥분하면 큰일 나요. (웃음) 

 

Q. 봅슬레이를 시작할 때 몸집을 불리기 위해서 밥을 열다섯 공기씩 먹으면서 살을 찌웠다는 일화는 정말 유명한데요. 요즘은 식단 관리를 어떻게 하세요?

서) 그때는 몸무게를 70kg대에서 100kg대로 늘리기 위해 정말 닥치는 대로, 토하기 직전까지 먹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최적의 몸무게를 찾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관리하고 있어요. 따로 식단을 짜주시는 영양사분들도 있고요. 이제는 못 먹는 음식이 더 많아졌어요. 안타깝게도 튀김류나 라면은 못 먹는 음식이 됐죠. 그래서 지금 치킨가스를 못 먹고 있어요. (울상)

원) 저는 돈가스… (일동 웃음)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인터뷰. 치킨가스와 돈가스 이야기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Q. 쉬는 날은 주로 어떻게 보내세요?

서) 가족들, 친구들과 커피 마시면서 수다를 떨고 나면, 다시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가 만들어져요. 

원) 저는 잠으로 충전해요. 푹 자고 나면 체력도 회복되고, 기분도 상쾌해져서 좋아요.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감에서 잠시 해방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Q. 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아졌을 것 같은데. 스포츠 스타로서 인기를 실감하시는지?

원) 전혀요. 뉴스에 자주 나와도 헬멧 쓴 모습만 나오다 보니까, 실제 얼굴은 잘 모르시더라고요. 이번 올림픽에서 혹시 메달을 딴다면 헬멧을 벗어볼까요? (웃음)

서) 그래도 봅슬레이에 대한 관심은 확실히 전보다 많아졌어요. 다른 종목에서 전향하는 선수들도 꽤 있고,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SNS를 통해 물어보시는 일반인 분들도 있었어요.

 

Q.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봅슬레이의 매력, 한 가지만 꼽는다면요. 

원) 스피드죠. 봅슬레이가 ‘빙판 위의 F1’이라고 불리잖아요 시속 130~140km를 달리다 보면 굉장히 스릴이 넘치고, 온몸에 전율이 돋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어요. 해외의 경우, 일반인들이 봅슬레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관광 차원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그렇게 되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봅슬레이의 짜릿한 매력을 알게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서) 맞습니다. 봅슬레이에 여러 가지 매력이 있지만, 저 또한 박진감과 파워 넘치는 스피드가 좋아요.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어요.

“봅슬레이의 파워와 스피드! 여러분도 한 번 도전해보실래요?”

 

Q. 각자 생각하는 상대방의 성격은?!

원) 영우한테는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또 웃게 만드는 능력이 있어요. 운동을 하다 보면 지칠 때도 있고 힘들 때도 많은데요. 그럴 때마다 영우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팀 분위기를 밝고 긍정적으로 만들어요. 덕분에 저 또한 에너지를 얻고 있어요.  

서) 윤종 선배는 책임감이 강하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무슨 일이든 솔선수범하시고요. 또 워낙 열정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저도 선배 덕분에 슬럼프를 잘 이겨냈어요.

 

Q. 어떤 슬럼프였나요?

서) 지금은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바라볼 수 있지만, 봅슬레이를 처음 시작했을 땐 정말 상황이 열악했어요. 금메달보다는 올림픽에 출전 자체가 소원이었죠. 경기장이 없어 산길과 아스팔트에서 훈련했고, 외국 팀이 버린 썰매를 고쳐 타거나 빌려 쓸 정도였으니까요. 경험이 부족해서 전복 사고도 많았고, 그러다 보니 자꾸만 위축됐어요.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 불안해지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하지만 그때마다 지도자 선생님과 윤종 선배가 옆에서 ‘할 수 있다’는 신념을 많이 심어주셨어요. 그런 생각과 마음가짐이 결국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정말 감사해요. 그때 포기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테니까요.

 

Q. 열악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나요? 

원) 초창기에는 썰매도, 장비도, 스텝도 아무것도 없었지만 불평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끝이 없잖아요. 자존감만 떨어지지. 그 대신, 저희는 그때그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서 그것을 채우려고 노력했어요. 예를 들어, 장비는 없지만 체력 훈련은 할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은 스타트 기록을 줄이는데 집중하자. 만약 나중에 장비가 생기면, 우리는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다 보니 저희가 꿈꾸던 것들이 실현되기 시작하더라고요. 동계올림픽이 유치되고, 후원사가 생기고, 썰매가 만들어지고, 고(故) 말콤 로이드 코치님을 비롯해 훌륭한 지도자 선생님들까지 만나게 됐죠. 

 

Q.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2030 세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 저도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바보 같다고 할 만큼 한 가지 목표에만 집중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처음엔 올림픽 출전이 꿈이었고, 작은 대회에서 메달 따는 게 소원이었어요. 그런데 윤종 선배 말처럼 목표를 가지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덧 올림픽 출전을 하고 있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메달을 따고 있더라고요. 진부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원) 저희가 금메달을 땄을 때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했지만, 전 동의하지 않았어요. 코치님, 감독님, 스텝들 등 다 같이 피땀 흘리며 준비한 것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지, 어쩌다가 운 좋게 이뤄낸 게 아니었거든요.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힘들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믿고 우직하게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그 결실을 맺을 때가 올 거라 생각합니다. 

 

Q.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각오 한 마디!

원) 지난 시즌 성적 부진도 있었지만, 덕분에 앞으로의 방향성을 더 잘 세울 수 있었습니다. 남은 기간 하루하루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기적’이 아닌 ‘결실’을 보여드릴게요. 

서) 올림픽만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져요. 정말 잘 해내고 싶고, 올림픽 각오를 다지기 위해 왼쪽 발목에 올림픽 오륜 마크까지 새겼어요. 하루하루 열심히 훈련해서 후회 없는 올림픽을 만들겠습니다.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난 다음에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두 선수 모두 ‘일단 평창에서 어떻게 잘 할 수 있을지만 생각하고, 나머지는 그 다음에 생각하고 싶다’는 말로 대신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그들의 삶의 방정식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었다.

평창을 향한 파워풀한 질주! 그 결승선을 어떻게 통과할지 끝까지 지켜보자!  

 

파워의 끝판왕! 원윤종-서영우 선수 사진 더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