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애틀랜타 본사 지하에는 코카-콜라와 관련된 제품과 자료를 모두 모아둔 ‘기록보관소’가 있다. 주요 서류와 기록들이 분류 체계에 의해 잘 정리된 일반적인 기업의 자료실 정도로 생각한다면 충격에 빠질 준비를 해야 할 듯. 코카-콜라의 기록보관소는 자그마치 축구장 5개를 합쳐놓은 거대한 규모부터가 압도적이다.

이 기록보관소에는 19세기 초에 사용되었던 소다 제조기(Soda Fountain), 소울 뮤직의 대부 ‘레이 찰스(Ray Charles)’가 코카-콜라 모델이었던 1960년대 사진들, 코카-콜라 냉장고, 장난감 등 엄청난 양의 수집품들이 보관되어 있다. 130년이 넘는 코카-콜라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사물과 서류들은 그 가치 또한 어마어마하다. 기록보관소의 관리를 맡고 있으며 ‘헤리티지 커뮤니케이션(Heritage Communication)’ 팀의 디렉터인 테드 라이언(Tea Ryan)을 만나보았다.

 

Q. ‘헤리티지 커뮤니케이션 팀’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예전 저와 함께 일했던 분이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자네 업무는 코카-콜라의 상징을 매일 갈고닦아서, 조금씩 빛나게 만드는 거야. 코카-콜라와 관련된 가치 있는 내용들이 사람들에게 알려질 있도록 하는 거지.” 

이 표현이 ‘헤리티지 커뮤니케이션 팀’ 의 존재 이유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저희 팀은 130여 년간 쌓아 온 코카-콜라만의 유산(Heritage)이 다양한 형태와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흥미롭게 전달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코카-콜라 저니 사이트,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디지털 채널들도 그 대상이죠. 저를 포함한 팀의 모든 동료들이 코카-콜라의 가치를 알리고 나누는 일에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어요.

 

Q. 기록보관소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매일매일 세계 곳곳에서 코카-콜라 컬렉션과 관련된 다양한 요청들이 들어옵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 지어질 미니 박물관에 FIFA 관련 컬렉션을 전시하고 싶다는 메일을 받은 적도 있어요. 이러한 다양한 요청들에 답해주는 것이 첫 번째 일입니다. 전 세계 코카-콜라 브랜드 매니저들과 이야기하고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패키지를 다시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를 맡은 사람에게 과거 패키지 디자인과 관련된 자료들을 정리해서 전달합니다. 그 기록들을 보면서 어떤 게 성공했는지를 알 수 있고 디자인의 영감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겁니다.

코카-콜라가 하루에 600만 잔(6,000,000 drinks a day) 팔리던 시절 제작된 광고 포스터(1925)

기록보관소에 보관할 만한 가치 있는 자료들을 수집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입니다. 코카-콜라 컬렉션은 세계적으로 특히 수집가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종종 귀중한 자료들이 경매 사이트에 올라오는데요. 항상 모니터링을 하지만, 그렇다고 늘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몇 년 전 앤디 워홀이 코카-콜라를 소재로 그린 그림이 5,700만 달러(640억 원)에 경매된 적이 있는데, 여러 가지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찰하지 않았습니다. 

 

Q. 기록보관소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들도 많습니다

우선, 키가 큰 선반들로 가득 찬 거대한 방을 상상해보세요. 선반의 길이를 모두 합치면 길이가 거의 4km에 달합니다. 선반 위에는 코카-콜라 컬렉션들이 진열되어 있죠. 수집품의 종류에 따라 방의 풍경이 저마다 다른데, 포스터를 보관하는 납작한 파일들로 가득한 방도 있고, 온갖 종류의 자판기로 채워진 방도 있습니다. 어떤 방은 트럭이 주차해 있기도 합니다. 놀라셨나요? 특히 콜라를 배달할 때 사용되던 빈티지 트럭은 많은 수집가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구역의 주인공은 코카-콜라, 나야 나!

코카-콜라한테 이런 모습이? 지금과 다른 코카-콜라 병의 모습

 

Q. 코카-콜라의 수집품 중 최고로 가치 있는 것을 꼽으라면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노먼 록웰(Norman Rockwell)이 그렸던 코카-콜라 광고 그림이나 굴곡진 코카-콜라 컨투어 병의 최초 스케치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컬렉션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코카-콜라 제조법’이야말로 최고라고 할 수 있죠. 제조법이 적힌 문서는 코카-콜라 박물관인 ‘월드 오브 코카-콜라 (World of Coca-Cola)’를 새롭게 만들면서 그곳에 있는 금고로 옮겨졌습니다.

물론 금고 안에 봉인되어 있어서 제조법의 비밀은 유지되고 있지만, 제조법을 공개적인 장소로 옮겼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상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월드 오브 코카-콜라가 개장하기까지 이 사실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는데, 날짜가 다가올수록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어요. 제가 코카-콜라에서 일하면서 가장 짜릿하고 즐거웠던 순간이었죠. 

 

Q.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입니다. 각별히 끌리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1946년에 그려진 ‘예스 걸(Yes Girl)’ 광고를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화가, 해든 선드블롬(Haddon Sundblom)이 그린 작품인데 굉장히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는 포스터라 좋아해요. 1915년에 만들어진 오리지널 컨투어 병도 순수한 느낌이 매력적이에요.

보관하고 있는 TV 광고 자료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1971년 ‘힐탑(Hilltop)’ 광고입니다. 다양한 인종의 젊은이들이 한 손에 콜라 병을 들고 “온 세상에 코카-콜라를 사주고 싶어요(I’d like to buy the world a Coke)”라는 노래를 부르는 영상인데요. 60년대 후반 베트남 반전 열기와 맞물리면서, 평화와 화합을 호소하는 젊은 세대들을 대표하는 주제곡이 되기도 했죠. CM송이 녹음된 스튜디오부터 광고 음악이 만들어진 호텔, 광고와 관련된 지역들을 직접 방문하고 싶을 정도에요!

 

[테드가 꼽은 BEST 3]

1. 머리부터 발 끝까지 다 사랑스러워! 예스 걸(Yes Girl) 포스터 (1946) 

2. 지금보다 조금 더 통통한 모습의 오리지널 컨투어 병 (1915)

3.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힐탑(Hilltop) 광고 (1971) 

기록보관소에 저장된 자료들은 도대체 얼마큼일까. 하지만 테드는 “모든 자료를 셀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대답한다. 그만큼 양이 방대하기도 할 뿐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컬렉션들이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더 많은 귀중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할 때 반짝이던 테드의 눈처럼 코카-콜라 기록보관소의 명성은 이미 세계적지만, 가치 있는 컬렉션을 소장하겠다는 열정은 오히려 더 뜨겁다. 

 

코카-콜라 저니 한국판 런칭을 기념해, 테드가 보내 온 축하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