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에 위치한 모래언덕 ‘신두리 해안사구’는 자그마치 1만 5,000여 년의 시간 동안 만들어졌다. 그뿐 아니다.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 ‘두웅습지’는 7,0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바다, 바람, 모래 등이 빚어낸 그림 같은 풍경과 다양한 희귀 동식물들이 걷는 이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바쁜 도시에서 어른들 만큼 분주하게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신두리 해안사구와 두웅습지는 자연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학습장이다. 지난 7월, 한국 코카-콜라와 환경재단이 40여 명의 어린이 그린리더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유다. 

 

◆ 사구에서 바람 소리를 듣고 개미귀신도 찾아봤어요!

태안반도 서북부 해안선을 따라 기다랗게 펼쳐진 신두리 해안사구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해안사구다. 파도에 떠밀려온 모래가 오랜 세월 바람에 의해 쌓이고, 깎이고, 다시 쌓이면서 모래언덕을 만들었다. 이곳을 ‘한국의 사막’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나무 한 그루도 자라지 못하는 불모지는 아니다. 해당화, 갯메꽃, 순비기나무가 자라고, 금개구리, 개미귀신, 흰물떼새 등이 보금자리를 틀고 살아가는 ‘생명의 땅’으로 지난 2001년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되었다. 

"이곳엔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고 있어요~"

신두리 해안사구에 들어서면, 길게 펼쳐진 모래벌판과 탐방로가 보인다. 몇 년 전만 해도 해안사구 위에 올라가 촬영을 하거나 모래 썰매를 탈 수 있었지만, 점점 사구가 깎이고 훼손되는 바람에 이제는 지정된 탐방로만 걸을 수 있다. 

"자, 우리 다 함께 개미귀신을 찾아볼까요?"

신두리 해안사구에선 명주잠자리 유충인 ‘개미귀신’이 파놓은 모래 함정들을 찾아보는 것이 재미 요소다. 개미귀신은 일명 ‘개미지옥’이라 불리는 깔때기 모양의 구멍을 파서 숨어 지내는데, 그 속에 떨어지는 개미나 다른 곤충들을 잡아먹고 산다. 

"선생님! 개미귀신이 있을까요?"

거센 비가 내린 다음 날이라 개미귀신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밀당을 거듭한 끝에 드디어 개미귀신이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냈다. “와~~”하는 소리와 함께 리더들이 몰려들었다.  최고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재빨리 카메라를 꺼내거나, 선생님의 설명을 열심히 받아 적거나, 개미귀신을 채집 통에 넣고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리더들은 영락없는 ‘파브르’였다.

"세상에! 개미귀신이 나타났어!"

해안사구에서 ‘개미귀신’이 관전 포인트였다면, 바다에서는 염랑게와 달랑게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이 포인트다. 염랑게와 달랑게는 모래를 잔뜩 삼키고 자신이 좋아하는 먹이만 빼먹은 뒤 모래를 뱉는다. 재미있는 것은 그리고 나서 모래를 둥글게 말아 놓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염랑게와 달랑게가 뱉어놓은 모래 경단이 마르고 해풍으로 인해 육지로 운반되면서, 사구 형성에 도움을 준다.

염랑게와 달랑게가 뱉어놓은 귀여운 모래 경단의 흔적

둥글게 말린 모래 경단을 발견하자마자, 염랑게와 달랑게를 찾아 매의 눈으로 해안가를 누비는 리더들의 모습은 마치 탐문 수사하는 형사 같았다.

염랑게와 달랑게가 뱉어놓은 모래 경단을 카메라에 담아볼까요?

달랑게를 찾다가, 예쁜 조개껍질을 주웠어요! 하나 가지실래요?

"선생님 어깨에 곤충이 앉았어요!"
 

◆ 물이 얼마나 중요한 지 습지에서 배워요! 

두웅습지는 2007년, 전 세계가 인정하고 보호하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었어요

조금씩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신두리 해안사구의 배후습지인 ‘두웅습지’. 두웅습지는 해안사구와 배후 산지 골짜기 경계 부분에 담수가 고이면서 형성된 곳으로 일반 습지와 달리 호수의 밑바닥이 모래층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해안사구가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아주고 있어, 바닷가임에도 바닷물이 아닌 민물이 고여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덕분에 여름에는 고운 자태를 뽐내는 연분홍빛 수련을 볼 수 있다. 

습지에서 수련과 금개구리를 찾아보아요!

습지의 면적은 65제곱 미터로 사구 면적의 0.5퍼센트밖에 안 되지만, 그 가치는 숫자로 환산할 수 없다. 7,000여 년의 긴 시간 동안 형성된 두웅습지는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아 동, 식물들에게 안정적인 수분 공급원이 되고 있고, 멸종 위기인 금개구리가 서식할 뿐만 아니라 맹꽁이, 붕어마름 등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생물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 사구습지로는 처음으로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었고, 2007년에는 전 세계가 인정하고 보호하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었다. 

두웅습지 일대에서 채집한 작은 개구리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와 두웅습지 탐방을 통해 그린리더들은 사구와 습지를 직접 체험해보고, 자연과 생물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 배울 수 있었다. 바다에서 주운 예쁜 조개껍질, 카메라에 담은 소중한 순간들, 빈 페트병에 담은 바닷물, 울퉁불퉁한 돌멩이와 세잎클로버 등 추억까지 가져올 수 있었다. 그린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한 서울 아주초등학교 함효나 어린이는 “국제기구에서 활동하는 것이 꿈인데, 신두리 해안사구와 두웅습지를 경험할 수 있어 무척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이런 환경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실천하는 그린리더가 될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 ‘코카-콜라 어린이 그린리더십’은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습지 및 국내 대표 습지를 미래 지구의 주인인 어린이들과 함께 탐사하면서 그 가치를 배우는 어린이 환경 교육 프로그램이다. 한국 코카-콜라는 환경재단과 함께 어린이 그린리더십 과정을 2011년부터 7년째 꾸준히 이어오며, 약 900여 명의 그린리더들을 배출해냈다. 1년에 네 번 진행하며, 환경보호 에세이와 현장 참여도 등을 심사해 최우수 그린리더 8명을 선발한다. 최우수 리더들에겐 해외 람사르 등록 습지를 직접 탐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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