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보던 사람인데도 어느 날, 뜻밖의 순간에 ‘심쿵’한 매력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어? 이 사람한테 이런 면이?’라고 마음을 빼앗기는 순간 어느새 그 사람의 모든 것이 궁금해진다. 오늘은 무슨 옷을 입었는지, 무엇을 하는지 하물며 어린 시절엔 어땠을지까지 다 알고 싶고, 듣고 싶어진다.

그렇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두고 ‘사랑에 빠졌다’라고 이야기한다. 이츠콜라 김재학 대표가 코카-콜라와 사랑에 빠진 것도 어느 날 갑자기였다. “2000년대 중반 코카-콜라 알루미늄 컨투어 보틀이 나왔을 때였어요. 어릴 때부터 항상 보던 코카-콜라였는데, 완전히 색다른 모습에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겨버렸죠. 그때부터 하나둘 모으기 시작한 게, 정신 차리고 보니 콜라 카페까지 차리게 됐네요.” 코카-콜라와 연애를 시작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코카-콜라만 보면 여전히 가슴이 뛰고 행복하다는 이 남자! 이츠콜라 김재학 대표를 만났다.

김재학 대표가 꾸준히 모아온 수집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이츠콜라 카페 풍경

 

Q. 현재까지 모은 코카-콜라 관련 수집품이 어느 정도 되나요?

카페에 진열되어 있는 것 외에 창고에 있는 수집품까지 합하면 10,000여 점 정도 될 것 같아요. 오히려 창고에 있는 게 더 많아요. 사람들은 왜 전부 다 꺼내놓지 않냐고 하는데, 매일매일 옷을 갈아입듯이 매번 새로운 모습의 코카-콜라를 보여주는 게 재미있다고 할까요? 연애를 할 때도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여주거나, 매일 똑같은 모습만 보여주면 금방 질리잖아요. 까도 까도 새로운 ‘양파 같은 매력’을 담고 있는 공간이 바로 여기, ‘이츠콜라’에요. 한 번 와봤다고 해서 모든 것을 봤다고, 혹은 안다고 할 수 없는 곳이죠.

 

Q. 코카-콜라를 수집하면서 가장 큰 즐거움은?

수집은 결국 ‘자기만족’이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에요. 1960년대 국내에 코카-콜라가 처음 출시됐을 때 나온 병이라든지, 1970년대 나온 1리터짜리 병이 카페에 전시되어 있는데요. 그 시대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분들은 이 병들을 보면 너무 반가워하세요. “야, 이거 봐라! 이게 여기에 있네!”하면서, 콜라를 두고 형제들과 서로 먹겠다고 아웅다웅 다퉜던 이야기부터 그 시절 인기를 끌었던 TV 광고까지 기억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 삼매경에 빠지죠. 코카-콜라를 가운데 두고 이야기하다 보면 누구나 아이같이 순수해지고, 또 즐거워지는 것 같아요. 그걸 지켜보는 저 또한 행복해지고요.

 

Q. 특히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요?

저희 카페에 자주 오시는 분들 중에 환갑을 넘긴 손님이 있는데요. 매일 같이 찾아와 60년대에 나온 코카-콜라 병을 본뜬 미니어처를 달라고 조르세요. 그럴 때 보면 정말 어린애 같으신데, 그래서인지 제 머릿속에 항상 각인되어 있는 손님 중 한 명이에요.(웃음)

또, 최근에 부모님과 함께 들렀던 초등학생 친구도 기억에 남아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카페를 둘러보더니, 대뜸 “엄마! 나 꿈이 바뀌었어! 나도 이렇게 코카-콜라 모아서 카페 사장이 될 거야!”라고 하길래 “지금부터 시작하면, 아저씨 나이가 됐을 땐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해줬어요. 수집이라는 게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그 가치를 높이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그 부모님이 더 대단하신 게 다음날 바로 카페에 와서 기념품을 50만 원어치나 구매해 가셨어요. 훗날 그런 아이들과 코카-콜라 수집가라는 이름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으면 좋겠네요.

카페 한켠에 기념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Q. 자신만의 수집 노하우가 있다면요?

코카-콜라 수집품을 모으기 위해 일부러 해외여행을 많이 가는 편이에요. 여행의 목적 자체가 오직 ‘콜라’인 셈이죠. 그런데 그냥 무작정 가서는 허탕치거나, 누구나 모을 수 있는 그저 그런 제품들만 사 오게 돼요.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죠. 올림픽 같은 큰 행사가 있거나 박람회가 열릴 때 가야 한정판이나 특이한 제품들을 구할 수 있어요. 때로는 인터넷을 통해 사귀게 된 외국 친구들과 맞교환을 하기도 하는데요. 한국에 있는 것을 보내주고, 그 나라에서 출시된 코카-콜라를 받기도 합니다.  

 

Q. 해외에서 수집품을 가져올 때도 노하우가 있을 것 같아요.

여행을 갈 때 정말 ‘무소유’의 상태로 가요. 커리어에 넣은 짐이라고는 에어캡밖에 없어요. 그래야 최대한 많은 수집품들을 넣어올 수 있으니까요. 돌아올 때는 커리어에는 물론이고 양손 가득 수집품을 안고 비즈니스석으로 와요. 그래야 더 많은 짐을 부칠 수도 있고, 코카-콜라만큼은 비즈니스석으로 편하게 모셔야 하니까요. (웃음)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일본에서 주크박스를 가지고 올 때였어요. 이베이나 인터넷으로도 살 수 있었지만, 물류 값만 100만 원이 들더라고요. 그럴 바에는 직접 가지고 오자는 생각에 직원들과 함께 일본으로 갔죠. 그런데 웬걸! 공항에서 위기 상황에 봉착했어요. 가로, 세로, 높이를 더해서 203cm가 넘으면 안 되는데, 박스에 넣고, 에어캡으로 싸고, 테이프로 두르니 208cm인 거예요. 어떻게 손에 넣은 건데! 공항 직원한테 무릎이라도 꿇을 기세로 사정사정했어요. 다행히 비행기가 만석이 아니라서 싣고 올 수 있었지만, 하마터면 못 가지고 올 뻔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어요.

일본에서 가지고 온 주크박스. 하마터면 한국 땅을 못 밟을 뻔했다!

 

Q. 제일 아끼는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모두 소중하지만, 그중에서도 하나만 꼽자면 1988년 서울올림픽 때 나온 호돌이가 그려진 코카-콜라 병이에요. 어렵게 수소문해서, 정말 오랜 시간 구애한 끝에 손에 넣은 아이템이죠. 지금은 시세가 어마어마하지만, 그 이상을 준다고 해도 절대 팔 생각은 없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출시된 호돌이가 그려진 코카-콜라 병



Q. 이제 막 수집하기 시작한 사람들을 위한 팁이 있다면요?

무엇보다 정보 공유가 중요해요. 잘 아는 사람에게 조언을 얻는 것도 좋고요. 그래서 얼마 전에 ‘콜라 이야기’라는 네이버 밴드를 직접 개설했는데요. 수집에 막 입문한 분들이 많이 가입하고 있어요. 어떤 물건을 사려고 하는데, 과연 이 가격이 적당한 건지 모르겠다는 질문이 많이  올라오는데요. 그때 저를 비롯한 몇몇 회원들이 댓글이나 메시지로 이야기를 해줘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저를 ‘코카-콜라 진품명품 감정단’이라 불러 주시기도 해요. 어쨌든 수집은 자꾸 경험해봐야 보는 눈이 길러져요.

 

Q. 카페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펩시는 어떤 의미인가요?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와 꼭 이렇게 묻는 분들이 있어요. “여기 펩시 있어요?”라고요. (웃음) 한켠에 외롭게 있는 감이 없지 않지만 그냥 애교 혹은 재미 요소로 펩시 공간도 마련해두고 있어요. 815콜라도 있고요.

카페 구석 공간에서 기 못 펴고 있는(?) 펩시

 

Q.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메뉴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료로 ‘커피콕(Coffee coke)’과 ‘플로우트 콕(Float coke)’이 있어요. 커피콕은 에스프레소와 콜라를 섞은 것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브라질에서는 굉장히 대중적이고 인기가 많은 음료에요. 맥콜이랑 맛이 비슷하다고 하시는데  그보다는 조금 더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특징이에요. 플로우트 콕은 콜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어서 쉐이크처럼 먹을 수 있는 음료이고요. 그 외 수제 빅버거와 피자, 파스타 등 코카-콜라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음식들도 준비되어 있어요. 특히 수제 빅버거가 최고 인기 메뉴인데, 성인 3명이 먹어도 배부를 정도로 양이 푸짐하답니다.



Q.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어떤 카페로 기억해줬으면 하나요?

딱 들어왔을 때 기분 좋은 곳. 들어와 보니 더 편안하고 즐거운 곳. 계속 머물고 싶고, 또 오고 싶고, 자꾸 생각나는 곳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어린 친구들이 이곳에 와서 코카-콜라 카페를 차리는 것이 꿈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곳이 될 수 있다면 더욱 영광이고요.

 

Q. 앞으로 다른 계획이 있으신가요

2호점을 생각하고 있어요. 여기 일산점이 톡톡 튀고 화려한 느낌이 강하다면, 2호점은 아주 오래된 빈티지한 느낌을 살려볼 생각이에요.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한 분위기를 많이 찾게 되잖아요. 아직 구체화된 건 아니지만, 늘 염두에 두고 있어요. 또 제가 코카-콜라 외에도 휴대폰, 피규어 등 다른 것들도 수집하고 있는데요. 1층엔 코카-콜라, 2층엔 휴대폰, 3층엔 피규어… 이런 식으로 건물을 짓는 것도 꿈이에요.

 

Q. 나에게 코카-콜라는 “OOO”이다,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이곳에 있는 모든 콜라에는 한 병 한 병 다른 스토리가 담겨 있어요. 한 개의 수집품을 보면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아련하게 떠오르는 거죠. 저에게 코카-콜라는 단지 하나의 수집품이 아니라, ‘제 삶의 일부이자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도 코카-콜라를 통해 사람들과 즐거운 기억들을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저니 에디터가 만난 이츠콜라 김재학 대표는 영락없는 사랑꾼이었다. 늘 콜라가 궁금하고, 콜라 이야기를 할 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짓는 남자. 콜라를 위해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널 준비가 되어 있는 남자. 콜라와 함께 하는 여정 하나하나가 행복이라고 말하는 남자.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콜렉터다.”라는 요한 볼프강 괴테의 말을 그를 통해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김재학 대표가 꼽은 BEST 10

(왼쪽부터 차례로 설명)

1.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출시된 코카-콜라. 호돌이가 그려져 있다.

2. 1970년대에 나온 1리터 코카-콜라 병. 안에 들어있는 콜라도 70년대 그대로 보존된 상태다. (어떤 맛일까?)

3. 1960년대 국내에서 코카-콜라가 처음 출시됐을 때 생산된 병. 고딕체 로고가 특징이다.

4.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념해 출시된 코카-콜라

5. 故 다이애나 비 결혼을 기념해 1981년 영국에서 출시된 코카-콜라

6. 스와로브스키와 코카-콜라의 콜라보레이션. 실버와 리본의 조화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7. 스와로브스키와 코카-콜라의 또 다른 콜라보레이션. 짙은 핑크와 큐빅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8. 대한민국 보물 제818호인 창경궁 통명전의 아름다움을 담은 코카-콜라 한정판 에디션. 한국 특유의 멋스러움이 담겨 더욱 의미가 깊다.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하기 좋은 아이템.

9. 1960년대 출시된 코카-코라를 형상화한 미니어처. 최초 로고인 고딕체로 새겨져 있다. 60대 손님이 김재학 대표를 만날 때마다 달라고 떼쓴다는(?) 레어 아이템!

10.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네덜란드에서 만든 코카-콜라 캔.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이 그려져 있다.

 

이츠콜라 더 둘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