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8일 토요일 오후 3시 20분,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서구 고양 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내 우측 농구 코트.  

코카-콜라 로고와 함께 ‘Olympic Moves (올림픽무브)’가 새겨진 붉은색 티셔츠에 각각 흰색과 형광 연두색 조끼를 입은 두 팀이 농구를 하고 있다. 준결승전에 오른 첫 번째 두 팀은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망포 고등학교와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퇴계원 중학교. 얼핏 보면 평범한 농구 경기로 보일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경기 운영 방식이 예사롭지 않다. 거의 2분마다 쉴 새 없이 선수 교체가 이루어지고, 남학생과 여학생이 한 팀을 이루어 함께 뛴다. 여학생 선수가 공을 잡고 상대 코트로 향하거나 골 밑에서 득점 시도를 하는 등 공격 기회를 잡으면 상대팀 선수들이 어쩔 줄 모르고 전혀 방어를 못하는 분위기다. 

 

꼴찌 선수도 당당하게 뛰는 농구

남학생과 여학생이 한 팀이 되어 뛰고,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을 보다 더 배려한다.

 

이 농구 경기의 이름은 평. 등. 농. 구.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을 앞두고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응원하는 취지에서 한국 코카-콜라와 코카-콜라 청소년건강재단이 대한체육회,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등과 공동으로 마련한 ‘모두의 올림픽’ 행사 중 하나로 진행되었다. 서울, 경기, 인천 지역 41개 학교 학생들이 토너먼트 방식의 경기를 거쳐 결승을 치르는 방식이다. 

평등농구는 그 이름처럼 승부나 경쟁보다 공정하고 즐겁게 페어플레이하는 것에 목표를 둔다. 여성 선수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경기력이 뛰어난 몇몇 선수들 만이 아니라 참가한 모든 선수가 고루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경기를 운영하는 농구다. 가장 큰 특징은 파울이나 득점이 있을 때마다 무조건 선수 교체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벤치에 앉아 있는 순서대로 후보 선수가 교체되어 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선수에게 경기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2분 동안 득점이 없을 경우 상대팀이 공격팀 선수 두 명을 지명해 교체 요청을 할 수 있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경기력이 약한 선수를 지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함으로써 몇몇 스타플레이어가 경기를 독식하는 것을 막고 모두가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 평등농구는 무엇보다 여성을 배려한다. 여성 선수가 득점을 하면 1점을 더 준다. 

평등농구에는 주전 선수가 따로 없다. 득점이나 파울이 선언될 때마다 무조건 선수가 교체되어 들어가기 때문이다.

 

여성 선수를 투입하면 오히려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 선수를 보다 더 배려하는 경기 운영방식 때문에 전략적으로 여학생 선수가 투입되기도 한다.

또 여성 선수가 공격하면 상대팀은 막아서는 것 외에 전혀 공격을 방해할 수 없기 때문에 여성 선수를 전략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경기 운영에 유리하도록 되어 있다. 실제로 28일 열린 예선 경기 중 산곡 여자중학교(인천시 부평구)가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남고였던 양명 고등학교(경기도 안양시)를 16:21로 바짝 따라붙으며 우승 자리를 넘보기도 했다. 

운영 규칙이 이렇다 보니 일반 농구보다 심판이 더 많이 필요하다. 빈번한 선수 교체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2분마다 득점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여성 선수에 대한 지나친 방해가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준결승 2개 경기(양명 고등학교 VS 시온 고등학교와 망포 중학교VS퇴계원 중학교)에서도 한 경기당 최소 6~7명의 심판진이 코트를 누비고 있었다.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 대학생들로 구성된 이날의 심판진은 지난 1년 동안 방과 후 교실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평등농구를 가르쳐왔다. 말하자면 스승이 제자의 경기를 심판하는 셈. 그래서인지 심판과 선수들이 편하게 농담도 하고, 서로를 신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체육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이 이날 경기의 심판진.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학생들에게 평등농구를 가르쳤다.
 

대회 3연패? VS 남녀공학팀 최종 승리?

차범근 코카-콜라 청소년재단 이사장의 점프볼로 양명 고등학교 VS 망포 중학교의 결승 경기 시작!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각각 시온 고등학교와 퇴계원 중학교를 이기고 올라온 양명 고등학교와 망포 중학교의 결승 경기였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강력한 우승 후보 양명 고등학교는 남학생 선수들로만 이루어진 팀이다. 이에 비해 남학생과 여핵생 선수로 이루어진 망포 중학교는 여학생에게 유리한 평등농구의 경기 운영방식을 잘 이용하고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팀플레이로 결승에 진출한 팀이다.   

차범근 모두의 올림픽 조직위원장이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점프볼을 높이 던져 올리며 경기가 시작되었다. 초반부터 누가 승리할지 예측할 수 없는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동점과 1점 차이로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했고, 경기 종료 2분을 남겨 둔 상태에서 극적으로 양명과 망포가 17:17 타이스코어를 만들었다. 이후에도 19:20, 21:20 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점수 차로 경기가 계속되다가 경기 종료 46초를 남겨두고 양명이 23:20, 25:20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결국 3연승을 이루어냈다. 한때 과열된 분위기로 잦은 파울이 선언되기도 했지만 양명 고등학교 벤치가 하나 되어 “나이스 망포!” 등을 힘차게 외치며 상대 팀을 응원하는 훈훈한 풍경도 볼 수 있었다.  

이긴 팀도 진 팀도, 승부보다 과정이 즐거웠던 평등농구. 상대팀을 응원해주는 훈훈한 센스도 돋보였다.
 

올림픽, 모두가 함께 뛰는 행복한 축제로~

모두가 행복해야 이기는 평등 농구 경기 규칙, 그게 바로 올림픽과 코카-콜라 스피릿!

이날 아쉽게 준결승에서 패배한 퇴계원 중학교의 여학생 선수 김선형(16세)은 경기 평균 득점률이 2~3골이라며 여전히 들뜬 모습이었다. “지난 6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평등농구를 배운 뒤 오늘 경기에 출전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네다섯 번 정도 경기에 나갔는데 남학생과 함께 뛰는 것도 재미있고, 일반 경기에 비해 여성을 배려해주고 페어플레이를 중요시하니까 져도 기분이 좋아요!”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배려하고, 조금 못한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고, 최선을 다한 뒤에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며, 상대를 위해 웃으며 박수 쳐줄 수 있는 마음. 1등부터 꼴찌까지 모두가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경기. 모두가 행복해야 진정으로 승자가 되는 평등농구야말로 올림픽 정신의 하이라이트이며, 톡 쏘는 즐거움을 모두와 나누는 코카-콜라의 바로 그 맛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