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네 차례에 걸친 국내 습지 탐사와 물 포럼, 해외 습지 연수로 구성된 어린이 그린리더십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길동생태공원, 고성 왕곡마을과 송지호, 시흥 갯골생태공원,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로 습지 탐사를 다녀왔으며 그 과정에서 선발된 우수 그린리더 8명과 함께 지난 10월 29일, 말레이시아 습지로 해외 연수를 떠났다.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이유는 람사르 습지이자 대표적인 맹그로브 서식지인 ‘쿠알라 셀랑고르 자연공원(Kuala Selangor Nature Park, KSNP)’을 방문하겠다는 목적이 컸다. TV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나오기도 했던 맹그로브는 일반 나무와 달리 바닷가 등 습지에서 자라며,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신비로운 나무다. 맹그로브가 만들어내는 숲은 다양한 물고기의 산란 장소요, 멸종 위기의 희귀 생물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자, 태풍이 왔을 때 방풍림 역할까지 하고 있어 그린리더들이 ‘습지의 가치’를 느끼기 매우 좋은 곳이다. 

‘자연과 함께 살아보기’라는 올해의 테마답게 말레이시아 3박 5일 일정은 숲과 사람, 그리고 전통문화로 가득했다. 

 

첫째 날 – 바다의 숲, 맹그로브를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다!

그린리더 탐사단, 쿠알라 셀랑고르 자연공원에 왔어요! 

첫째 날 그린리더들은 쿠알라 셀랑고르 자연공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전날 밤늦게 도착해 피곤이 덜 풀렸을 텐데도 말레이시아 자연보호협회(Malaysia Nature Society, MNS)* 센터장이 직접 나와서 설명하자 금세 눈을 반짝였다. 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은빛루뚱원숭이, 비단 수달을 비롯해 희귀동물들과 10,000여 종이 넘는 식물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꼼꼼하게 메모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본격적인 숲 탐방에 들어가면 자신이 만난 동·식물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어로 된 이름을 몇 번씩 소리 내어 연습하기도 했다.

* 쿠알라 셀랑고르 자연공원을 관리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자연보호협회(Malaysia Nature Society, MNS)는 12년간 국가공원을 관리하면서 생물 서식지 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환경 프로그램을 기획, 교육하고 있는 기관이다. 이번 그린리더들의 탐방도 MNS의 협조가 큰 힘이 되었다.  

맹그로브 숲으로 둘러싸인 해안으로 go! go!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맹그로브 숲. 실제로 보니 더 신기해요! 

첫째 날 오후 그린리더들이 향한 곳은 숭가이 블로우(Sungai Buloh) 사라산이라는 작은 어촌 마을이다. 여기서 만난 65세 어부 할아버지는 지금도 가족과 함께 전통적인 방법으로 새조개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들과 함께 맹그로브 숲 탐험에 나선 그린리더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숲의 규모에 “여기 봐요!” “저기 봐요!”하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선생님이 ‘이때다’ 싶어 숲이 주는 이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려 했지만, 사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以 不如一見)! 이번 체험으로 그린리더들은 숲의 존재감을 몸과 마음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맹그로브 숲 덕분에 많은 생물들을 만났고, 특히 새조개와 투구게는 직접 채취하여 관찰했다.

제가 채취한 새조개 한번 보실래요? 

맹그로브 숲의 매력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가 바로 반딧불이다. 이날 저녁 그린리더들은 세계에서 반딧불이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으로 잘 알려진 캄풍 쿠안탄(Kampung Kuantan)에 도착했다. 서울이나 도시 지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인데다 반딧불이에 대한 환상까지 더해져 그린리더들의 기대와 설렘은 배로 커졌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주변을 둘러보는 순간, 고요한 어둠 속에서 나무 사이사이 크리스마스트리 전구처럼 반짝이는 반딧불이가 나타났다. 숨이 턱 막히는 황홀한 풍경에 모두들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야 비로소 “정말 정신을 잃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꿈속을 거니는 것처럼 신비로운 경험이었다”며 각자의 소감을 쏟아냈다. 

어둠 속에서 아름다운 빛을 내는 반딧불이를 만나서 너무 좋았어요!


둘째 날 – 묘목도 심고, 모내기도 하고! 즐거운 농촌 체험♬

둘째 날은 쿠알라 셀랑고르 자연공원 속으로 본격적인 탐방을 떠났다. 첫째 날 배웠던 생물들의 이름을 기억해내며 숲 속에서 나는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였다. “바스락” “툭” 하는 소리에도 카메라를 들이밀며 담는 모습이 마치 스타를 찍으러 온 취재 현장을 방불케 했다. 그 뜨거운 열기에 부응이라도 하듯, 긴꼬리원숭이, 망둥어, 물왕도마뱀 등이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내며 카메라 앞에 섰다.

“하나라도 놓치지 않을 거야!” 숲 속 생물들을 카메라에 담는 그린리더들 

자신들을 반겨준 공원에 대한 보답으로 그린리더들은 맹그로브 묘목을 직접 만들어 공원에 전달하기도 했다. 직접 만든 맹그로브 묘목이 공원 어디에선가 자라날 것이란 생각에 뿌듯해하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심은 묘목이 이곳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겠죠?”

점심을 먹은 후엔 20년이 넘도록 홈스테이를 하고 있는 숭가이 시레(Sungai Sireh) 마을을 찾았다. 그곳에서 전통놀이를 가르쳐주는 현지 선생님들과 함께 야자수 잎으로 말레이시아 전통 칼을 만들어보고, 파라핀과 왁스 등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바틱 페인팅(Batik Painting)’을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야자수 잎으로 메뚜기와 말레이시아 전통 칼을 만들었어요. 제법이죠?

말레이시아 전통문화, 바틱 페인팅!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렸어요! 

대형 경운기를 타고 끝없이 펼쳐지는 논과 밭 사이를 누비다!

무엇보다 신이 났던 건, 대형 경운기를 타고 농가를 방문했던 것. 지평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논과 밭 사이를 지나자, 한 농민이 1970년대 한국 사람들이 와서 지었다는 관개수로를 보여주며 “코레아 박익박익(감사합니다.)”을 외쳐 그린리더들의 어깨를 으쓱하게 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는 우기와 건기가 뚜렷해 1년 내내 농사를 지으려면 건기의 물 확보가 중요한데, 1970년대 구축한 관개수로 덕분에 지금처럼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 

1970년대 우리나라 기술자들이 와서 지었다는 관개수로. 뿌듯뿌듯! 

그린리더들은 모내기와 낚시를 하며 농촌 활동의 정수도 체험했다. 직접 구슬땀을 흘리며 일한 대가로는 농가에서 바로 딴 신선한 코코넛이 주어졌다. 한국에선 절대 맛볼 수 없었던 신선함에 “이거 실화냐?”라고 누군가 소리치자, 모두들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줄을 맞춰서 조심조심, 너무 얕게 꽂으면 안 돼!”

“내 얼굴 크기만 한 코코넛! 모내기 후에 먹으니 더 맛있네! (이거 실화냐?)”

둘째 날 저녁에는 마을 주민들과 만남의 시간도 가졌다. 이슬람교도가 많은 동네인 만큼 저녁 기도 시간이 끝난 뒤에야 만날 수 있었지만, 여행에서는 기다림도 곧 즐거움인 법! 그 사이 그린리더들은 마을을 둘러보면서 궁금했던 점들을 정리했다. 그런 열정적인 모습에 마을 주민들은 따뜻한 인사와 환영으로 맞이했고, 준비한 작은 선물들을 주고받으며 둘째 날 밤도 저물어갔다.

숭가이 시레 마을의 주민들과 즐거운 만남. “다음에 또 만날 수 있겠죠?”


셋째 날 - 쿠알라 셀랑고르의 역사를 만나다  

드디어 마지막 날! 그린리더들은 쿠알라 셀랑고르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부킷 멜라와티(Bukit Melawati) 등대공원을 방문했다. 네덜란드와 포르투갈 군대의 침공을 받았던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지만, 지금은 평화로운 언덕에 살면서 스스럼없이 다가와 인사를 나누는 원숭이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원숭이를 많이 볼 수 있는 언덕이라고 해서, ‘몽키힐’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원숭이들을 마음껏 보게 된 것이 반갑기는 했지만, 떠나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탓에 그린리더들은 아쉬운 마음으로 굿바이 인사를 건넸다.

공원의 상징물인 등대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그림같이 서있다. 

원숭이 가족들의 행렬! 

“우와! 저기 봐~ 너무 신기하다!” 

이렇게 <제7기 우수 그린리더 해외연수> 3박 5일간의 말레이시아 일정을 마쳤다. 처음엔 서로 어색해하던 그린리더들도 마지막 날엔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 듯 아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맹그로브 숲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많은 생물들, 그리고 사람들이 그리워질 것 같아요”, “해외 연수를 통해 넓은 시야를 기를 수 있었어요”, “앞으로 우리나라의 숲과 자연은 어떻게 잘 보존해야 할까요?”, “저와 가족들이 할 수 있는 노력들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알아볼 생각이에요.”라며, 각자의 질문과 다짐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일상 속에서 차근차근 실천해나가겠다는 약속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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