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주의: 이 이야기는 특정 인물이나 국가와 무관합니다.※

 

[조지아 공의 비밀 ① - 지난 회 다시 보기]

[조지아 공의 비밀 ② - 지난 회 다시 보기]

[조지아 공의 비밀 ③ - 지난 회 다시 보기]

[조지아 공의 비밀 ④ - 지난 회 다시 보기]

 

#15.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크래프트 성에서 말을 타고 닷새를 꼬박 달려 도착한 곳. 짙은 회색빛의 바다를 끼고 있는 거대한 “보틀 항구(Bottle Port)”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항구는 이름처럼 병 모양을 꼭 닮은 탓에 배를 타는 통로는 병목 현상에 시달리기 일쑤였다. 서로 양보 없이 먼저 타려는 통에 더욱 좁고 복잡해지는 곳이었다.

어~이!

?

어이! 멀끔한 양반! 얼른 타슈.

승선자를 확인하는 것이 당신의 임무가 아니오?

선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하더니, 조지아 공의 가슴팍을 밀치며 쏘아 붙였다.

상관없소. 얼른 타기나 하쇼. 서두르지 않으면 두고 떠날 것이니. 이 배 위에선 과거도 신분도 모두 의미 없으니까.

조지아 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와 불쾌함에 휩싸였다. 대의를 위해 화를 꾸역꾸역 억누르며, 잔뜩 가져온 짐을 부랴부랴 챙겨 들고, 배에 몸을 실었다.

 

#16. 미지의 세계

공은 어디로 가십니까?

저는 동방에 있는 차의 나라로 갑니다.

동방에는 차의 나라가 많습니다. 어느 나라로 가시는 건지요?

모릅니다. 단서라고는 이 소량의 찻잎이 전부입니다. 여기저기 수소문해보았으나, 무역상들의 정보가 제 각각이라 직접 찾아 나설 수 밖에 없었지요.

실례가 아니라면, 그 찻잎을 볼 수 있을지요?

물론입니다.

노인은 찻잎을 건네 받아 코끝을 살짝 스쳐 향을 확인하고, 혀끝에 올려 음미하기 시작했다. 노인은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노인에게 작은 보답의 기회를 주실 수 있겠습니까?

 

#17. 동방의 향기로운 성

배 위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식사를 배급 받을 때면, 순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 탓에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였다. 선원들은 방관했고,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만드는 건 조지아 공의 일이었다. 특히, 조지아 공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성심 성의껏 도왔다.

노인과 여인은 매일 밤 아름답고 신비한 동방의 이야기로 뱃사람들의 고단함을 달래주었다. 배 위의 삶이 익숙해질 즈음, 어느새 배는 동방의 항구에 닻을 내렸다. 조지아 공은 노인을 조심스레 부축하여 밖으로 빠져 나왔다.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노인은 인파들 사이로 서서히 사라졌다. 홀로 남겨진 조지아 공은 노인을 믿고 그 자리에서 잠자코 기다리기로 했다. 노인의 충고대로 주위를 살피려 했으나, 오랜만에 뭍을 밟은 감격과 이름 모를 항구의 아름다운 광경에 잠시 넋을 놓게 되었다.

아니! 저를 또 한 번 놀라게 하시는 군요. 제가 찾던 찻잎이 아닙니까!

맞소. 마침 이 노인의 밭에서 키우는 찻잎과 같은 잎을 공이 건네 줘서…… 하루 빨리 이곳, 우바로 돌아오고 싶어 더 혼났다지요. 하하하.

노인을 살뜰히 보살펴준 보답이니, 소소한 선물들을 제발 거절하지 않길 바랍니다.

 

#18. 새로운 맛을 찾았습니다.

꿈에 그리던 고향의 아침에 공처럼 귀한 분과 차를 즐길 수 있다니 죽어도 여한이 없겠습니다. 허허허.

그간 영양 보충도 신통치 않았으니, 특별한 차를 대접해 드리지요.

노인은 집사를 불러 무언가를 가지고 오게 했다. 집사는 화로와 주전자를 가지고 돌아왔다. 화로에 주전자를 올리고 내용물이 끓을 즈음, 찻잎과 향신료를 넣더니 한 김 식혀서 조지아 공이 마실 수 있도록 권했다.

무엇인지요?

제 고향에서 즐겨 마시는 차입니다. 물 대신 산양의 젖으로 차를 우려 기운을 보하지요.

조지아 공은 향신료들의 강한 향 탓에 주춤했으나 이내 그 맛을 즐기기 시작했다.

한결 부드럽고, 제가 알던 차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맛이로군요. 이곳에는 혹시 우유가 없는지요? 소의 젖 말입니다. 산양유 보다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말입니다.

우유는 구하기가 어려워서…... 우유만을 위한 소가 없기 때문이지요.

조지아 공은 노인이 대접한 차를 음미하며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밝은 표정으로 노인을 향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제 여정이 여기서 끝날 것 같습니다. 크래프트 성에서 이곳의 차를 응용한 새로운 맛을 만들어봐도 될런지요?

얼마든지요! 안 그래도 공의 고민을 들을 때마다, 고향의 차가 답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정말 감사 드립니다. 저도 작은 보답을 하고 싶습니다. 어르신께 라떼 성의 젖소들을 보내드리는 건 어떨지요? 이곳에서도 우유를 자주 맛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

엄청난 선물이로군요. 선물로는 질 수 없지요. 공처럼 귀한 분을 전처럼 험한 배에 보내드릴 순 없어서 특별히 배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것을 타고 왕래하시면 안전할 것입니다.

배는 너무 비싸고 큰 것이 아닙니까! 안됩니다. 받을 수 없습니다.

조지아 크래프트의 커피들 못지 않게 사랑을 받을 것 같습니다. 이 차의 이름은 무엇인지요?

음… 조지아 크래프트 밀크티라떼!

 

*작가의 말

그동안 조지아 공의 비밀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